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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도보여행 이야기 52 - 타쉬켄트 도착


타쉬켄트에 도착했습니다.

간밤에 생맥주를 여러 잔 마셨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났습니다.
오늘 드디어 타쉬켄트에 입성한다는 기대감 때문일 겁니다.

사실 기대감보다는 여행이 끝났다는 아쉬움이 더 크지만
아무튼 처음 계획한것 보다 일찍,
그리고 무사히 즐겁게 도보여행을 마쳤다는 것은 분명 기쁜 일입니다.

어젯밤에 나를 재워준 식당의 직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아침 일찍 걷기 시작합니다.

식당에서 조금 걷자 커다란 경찰 검문소가 나옵니다.

그동안 도보여행하면서 많은 경찰 검문소를 지났지만,
아마도 이 검문소가 마지막이 될것 같습니다.

아침부터 오가는 많은 차량들 때문에 여기 경찰들은
나를 본척도 하지 않습니다.

이제 드디어 타쉬켄트 시에 들어온 것입니다.
40일 동안, 1200킬로미터를 혼자 걸어서 결국 여기까지 왔습니다.
사막에서 혼자 야영하고, 무더위에 탈진 직전에 이르고,
삶은 계란과 빵으로 식사를 해결하면서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그동안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르네요.
그들이 웃으면서 나한테 건넸던 이야기들,
말은 안통하지만 함께 즐겁게 마셨던 보드카와 맥주,
이들의 친절이 없었다면 도보여행의 성공은 꿈도 못꾸었을 겁니다.

타쉬켄트 시내의 모습

 

나는 배낭에서 타쉬켄트 지도를 꺼내들었습니다.
인구 250만이 사는 대도시인만큼 길을 찾아가면서
최종 목적지인 중앙아시아 전문여행사 스카이114(www.sky114.net) 사무실로 가야합니다.

지도를 보니까 여기서 스카이114 사무실은 꽤 멉니다.
거리도 거리지만 처음 보는 길을 지도를 찾아가면 가다는 것이 좀 부담스럽네요.

타쉬켄트 시내 거리에는 작은 길이라도 꼭 거리명이 있습니다.
지도에도 그 거리명이 표시되어 있고,
길에도 한쪽에 거리명을 붙여 두었습니다.
지도와 방향감각만 있다면 길잃을 가능성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 입니다.

나는 지도를 보고 길에 붙어있는 거리명을 확인하면서 천천히 걸었습니다.
늦어도 아마 정오에는 사무실에 도착할거라고 확신하면서.

버스터미널 앞에는 많은 택시들이 모여있습니다.
그곳에 있는 택시 운전사들에게 지도를 보이면서 길을 물었더니,
서로 자기 택시에 타라고 막 권합니다.

나는 걸어가는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그들이 가르쳐주는 방향으로 열심히 걸어갑니다.

버스터미널 앞에 택시가 모여있습니다.

 


무슨 대학처럼 보이는 커다란 건물 울타리를 통과하고
타쉬켄트 국제공항으로 가는 갈림길을 거치고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이 청소년대표팀 축구를 한다는 표지판도 지났습니다.

"삑~~"

갑자기 호르라기 소리가 들립니다.
경찰이 나를 보더니 걸음을 멈추라면서 손을 들어 제지합니다.

무슨 일인가 보았더니 현지인들도 전부 인도에 멈춰서 있습니다.
대통령이나 높은 사람이 차를 타고 지나가나 봅니다.

그래서 교통을 통제하고 인도에 있는 사람도 그자리에 서게 합니다.

나도 한쪽에 짐을 놓고 아픈 허리를 좀 쉬게 하려고 그 자리에 앉았더니,
경찰은 자리에서 일어서라고 또 말합니다.
높은 사람이 지나가니까 앉아있지도 못하나 봅니다.

잠시후에 커다란 오토바이 여러 대를 필두로 고급승용차 여러 대가 지나갑니다.
안에 누가 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고급 차의 긴 행렬이 지나고 다시 인도 위의 움직임이 시작됩니다.

타쉬켄트 시내의 모습

 

그렇게 걸어서 정각 12시에 스카이114 사무실에 도착했습니다.
나를 후원해주었던 조상식 사장님은 들어오는 나를 보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섭니다.

"고생 많았지?"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스카이114 사무실은 여전히 바쁩니다.
사장님은 직원에게 커피를 가져오라고 말하고
소파에 앉아서 이것저것 나에게 물어봅니다.


위험한 일 겪지 않았나, 몸 아픈 곳은 없나 등등.

선선한 사무실에 앉아서 커피를 마셨더니
어제까지 혼자 도보여행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습니다.


지난 40일의 날들이 모두 꿈만 같습니다.
깨어나기 싫을 정도로 행복하고 즐거웠던 꿈 말입니다.

이제 도보여행은 무사히 끝났습니다.
그런데 왜 기쁘지가 않을까요??

타쉬켄트 시내에 있는 스카이114 사무실

 

 

도착한 다음날, 시내의 한인 미용실에서 이발을 하고, 조상식 사장님과 함께

 

 

1200킬로미터를 걸어와서 너덜너덜해진 나의 운동화


행복의 집™ 감알 S러버 에코랜드 바이콘 러시아 사랑 코리아sr 기러기짱 수♥란♥현의 house 근적외선
2009/12/31 12:19 2009/12/31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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