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베르에게
베베르에게
간밤엔 바람이 어지러워 철길도 흔들렸다
손 모으고 기도했느냐
어슴푸레 무쇠 난로는 칙칙대고
끝없이 눈은 내리는구나
날이 밝아 누가 말 걸드냐
검은 화차 위에 서서 너는
별 하나 내려앉은 모자로 인사하네
내 모든 그림자들을 지우며
길 떠난 이별들을 불러 모으며
오늘 아침 세상의 도마질은 선하드냐
계란 한 알 그릇 안에 의롭게 깨어지드냐
언덕 너머 분분한 포성은 잦아드느냐
언 개울 밑으로 물은 말없이 흘렀으나
내 차가운 뺨은 곧은 기찻길을 믿지 못하였네
그러나 죽은 꽃들에게 쓴 긴 편지도
책갈피에 쌓인 물음표들도
푸식푸식 눈밭에 녹아드는구나
슬픔도 네게는 소망이드냐
귀뚜라미 소리도 친구이드냐
작은 기차역 푸른 빛 안에서
주님의 목소리를 듣느냐
처마에 부딪는 햇살은 재촉하고
이제 무거운 가방을 끌며 가니
네 헐렁한 옷과 벗은 발이
벌써 몹시 그립구나, 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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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長野縣 白馬村 역전 카페에서 영화 <Bebert et l'omnibus>의 포스터를 보며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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