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소 가는 날
차는 나무작업실로 들어가는 샛길을 그냥 지나치더니 잠시 후 판교면의 제재소에 도착했다.
"지난번에 찜한 나무를 오늘아침에 켠다고, 제재소 사장님이 일찌감치 오라고 하셨어."
판교제재소는 수입목을 다루지 않는 '우리나무 제재소'다.
수입하면서 멸균이나 방충을 위한 약품처리를 할 필요가 없는 우리나무만을 취급하며
산림이 적지 않은 서천에서도 거의 '산간지역'으로 구분될 만큼 나즈막한 구릉지와 산이 많은 판교에 자리잡고 있어서인지, 서천에서 나고 자란 나무를 많이 거래한다. 우리는 그런 나무를 좋아한다.
중희씨는 나무작업실 근처의 마을에서 고사한 나무, 마을분들이 필요없다고 베어낸 나무, 근처 숲에서 벌목한 나무를 쓰고 서천 구석구석을 오가는 길에 가까운 숲에 들어가 쓸 만한 나무가 있나 틈틈이 보고 오기도 한다.
몇 주 전에는 작업실 앞 밭에 서있던 모과나무가 말라죽은 걸 밭주인 허락을 받아 베어왔고
지난 주에는 마을에서 옛농가를 허물면서 나온 고재를 "가져가. 좌탁 하나 만들어주던가. 허허" 하고 웃는 주인어른에게 '거의 선물'로 받아왔다.
이렇게 작업실 마당에는 목재가 차차 쌓여가지만 그때그때 들어오는 주문에 꼭 맞는 나무는 정작 찾으려면 없기도 한가보다. 그럴 때 판교제재소에 가면 건강한 우리나무를 적당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나는 나무 켜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신기한 마음으로 열심히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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